역류성식도염 발생
평상시에 먹는 것을 지독히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조절해야지 하면서도 음식만 눈 앞에 보이면 주체를 하지 못하고 과식을 종종했다.
또, 원래 커피도 잘 안먹다가 일하면서 남들 커피마시고 담배필 때 뭔가 허전하기도 하고 커피마시는 시간이 어느샌가 힐링처럼 느껴지는 때가 되면서 커피를 매일 마시게 되었다.

결국 평상 시 식습관이 안좋아 지면서 어느샌가 회사에서 밥을 먹고나면 소화가 잘 안되고 윗가슴 ~ 목까지 답답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기분이 들었다. (체한거랑은 다른 느낌 ㅠㅠ)
심지어는 목이 붓기도하고, 이물감도 느껴지고 기침도 나오곤 했다. 진짜 심할 때는 누우면 계속 기침이 나도모르게 나와서 제대로 누워 자지도 못했다... 그 때 생각만하면 아찔..
결국, 이게 무슨 증상인지 몰라 검색하다보니 역류성식도염 이라는거 아니겠는가. 내 생애 이런걸 겪어본 적도 없고 이거는 먹고나서 바로 눕거나 해야만 생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거다.. 물론 운동부족도 원인 중 하나겠지..ㅎㅎ

병원 진료 / 약 처방
처음에는 그냥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1주 이상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목 이물감이 심해질 때, 이건 단순 역류성식도염이 아닌 뭔가 심각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듬) 내과를 방문했다.
증상을 얘기히나 뭐 위산차단제 하나 처방해주고, 별 특별한게 없이 자극적인거 먹지말고 커피도 좀 줄이라고만 하고 말았다. 그래서 아 별거 아니구나 하며 지냈는데, 전혀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서 이번엔 목 증상만이라도 해결하려고 이비인후과 방문..
이비인후과에서는 목이 부어있긴해서 목 붓기 가라앉히는 약을 처방해주고 동시에 역류성식도염, 역류성후두염 일 수 있어서 똑같이 위산차단제를 처방해줬다.
목 붓기 가라앉히는 약 때문인지 한 3~4일 괜찮아서, 이제 금방 낫는구나 라고 방심하던 차에 바로 다시 증상이 생기고 이제는 약을 먹어도 들어먹질 않았다. 의사쌤도 계속 위산차단제만 처방해주고 별 조치도 해주는것도 없었다. 하..
그러면서 인터넷 보다보니 몇 년동안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걸보니 여기서 제대로 해결안하면 나도 저렇게 되겠구나 싶어서 열심히 이것저것 찾아봤다.
그러다가 알게된 충격적인 사실은
위산차단제를 계속 먹으면 오히려 만성이 될 수 있다는거였다.
와... 이 돌팔이놈이 나를 지옥의 구렁텅이로 빠트릴뻔했네 라는 생각에 바로 위산차단제를 먹지 않고,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위산차단제를 먹지않아야 되는 것에 대해 부가적인 설명을 하자면, 역류성식도염이 단순히 위산이 과다해서 혹은 하부식도괄약근이 약해져서 라는 건 얼토당토 않다는 얘기라는거였다. 실제로 찾아본 결과 하부식도괄약근은 역류성식도염 환자하고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연구결과도 있었고, 위산은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서 평상시에도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고, 이게 많아야 음식물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 위산을 자꾸 줄이는 약을 써서 위산이 안나오게 만들면 우리가 먹는 음식물들이 위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고, 위가 불편함을 느껴 자꾸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는거다.
근본적인 원인은 위에 있는 위 점막 이라고 불리우는게 손상이되고 제 기능을 못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점막이라고 하는 건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성분으로 평상시에 위벽을 덮어 위산이나 음식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런데 지금 이 점막이 손상되어 직접적으로 위 세포까지 공격을 당해 위가 힘들기 때문에 위에 있는 위산이든 음식물이든 최대한 위에서 배출해내려고 하면서, 아래로만 다 내려가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고 위산이 위로 역류하게 되는데 그걸 역류성식도염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위산 차단제를 먹고 아무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더 신뢰가 가는 말이었다.)
자가 치료 방법
기본적으로 역류성식도염은 식습관,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뭐 약을 먹어도 효과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약도 위산을 억제하는 건 오히려 악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철저하게 약은 끊고 그냥 식습관, 생활습관만 개선해서 2주차 정도부터 조금씩 괜찮아 지는걸 느꼈고, 약 5~6주 정도 지난 후에는 거의 이전과 비슷한 상태가 되었다.
커피도 먹고 좋아하는 음식도 먹고 과식도 한다. 물론 과식하거나 커피를 연속적으로 자주마시면 또 증상이 가끔씩 발생하곤한다..하지만 예전처럼 지속되는게 아니고 일시적인 증상으로 머물기 때문에 그때 다시 조금 관리를 해주면 금방좋아진다.
내가 한 방법들은 아주 뻔하게 다 알고 있는 것들이겠지만 그래도 이대로만 하면 된다고 자신할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위에 자극이 되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
앞에서 얘기했듯 현재 위 세포가 손상을 입은 상태기 때문에 최대한 더 큰 자극이 가해지지 않도록 먹는 것을 주의해야한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절대 안된다. 고추, 생강, 마늘 같은건 우리나라 음식하는데 대부분 들어가서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빨간양념을 한 것은 피하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먹더라도 조금만 먹기..!
그리고 달고 살았던 커피가 진짜진짜 역류성식도염에 최악이니까 이건 그냥 끊는게 좋다. 하지만, 어느샌가 중독이 된 나로서 커피를 아예 안먹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자니 너무 힘들어서 3~4일에 한 번씩 아주 연하게 커피를 타서 증상을 보고 먹기는 했다. (물론 한 3주정도까지는 아예안먹었고 그 이후부터)

두 번째로, 위 점막 재생에 도움되는 음식을 먹는 것.
위 세포를 원래 점막이라고 하는게 덮어줘서 위산으로부터 보호해준다고 했는데, 이 점막을 생성해내는 능력을 회복시키고 최대한 빨리 생성이 되어 위가 온전하게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여기에 좋은 것은 마, 낫또처럼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음식이나 데친 나물류 (양념이 세지 않게 순한 것들, 수분도 풍부하고)가 좋다고 해서 처음에는 양배추를 데쳐먹기도 했고 마도 갈아먹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직장생활하고 혼자사는데 이런거 챙겨먹는게 여간 귀찮은게 아니었다. 돈도 생각보다 많이 들고해서 이럴거면 그냥 양배추즙 같은것으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양배추즙 맛없어서 먹기도 힘들고 양배추만 먹기보단 다른것을 같이 챙겨먹고 싶어서 찾다보니 양배추, 마, 브로콜리가 들어간 환 제품이 있어서 그걸로 꾸준히 챙겨먹었다.

세 번째로, 식후 산책 + 주 3회 이상 달리기.
식후에 낮잠을 자고 의자에 앉아서 쉬고싶고 했지만, 최대한 10~15분은 그냥 걸어다니면서 소화시키려고 노력했다. 이렇게만 해줘도 속이 한결 편해지는게 느껴졌다. 또 러닝이 역류성식도염에 그렇게 좋다고 해서 저녁에 20분정도씩 동네 조깅을 했다. 러닝하고 나면 소화도 더 잘되고 속도 편해지는게 몸소 느껴졌다.

이 기간동안의 일상을 정리하면,
아침은 원래 안먹기 때문에 출근해서, 점심먹기 전에 양배추마환 한 포 먹고 점심은 최대한 천천히 자극적이지 않은 것들로 먹었다. 점심 먹고 나서는 10~15분 산책하고 오후에 일하고 저녁은 야근하는 날은 회사밥 먹고 퇴근하는 날은 집에서 맵지 않은 양념으로 간단히 해먹거나 시켜먹었다. 저녁먹고 나서도 10~15분 산책하거나 밖에 나가기 귀찮거나 하면 그냥 거실에서 앉지는 않고 서서 TV보면서 소화시켰다.
진짜 생각해보면 먹고싶은것도 마음대로 못먹고, 그걸 떠나서 그냥 무언가를 먹기만하면 소화안되고 목이물감 느껴지는 그 시기가 아주 지옥같고 행복도가 미친듯이 떨어진 시기였던 것 같다. 먹는게 삶의 재미였던 사람이라..ㅎㅎ
아무튼 위에 내가 한 방법대로 꾸준히 한 달 ~ 한 달반 정도 지치지 않고 실천하면 금방 증상이 좋아질 수 있으니 나같이 고통받고 있는 사람은 한 번 꼭 시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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